'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말소해주지 않으면 전세금을 돌려줄수 없다'고 주장하는 케이스인데요,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차인이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임차권등기말소 와 전세금 반환이 동시이행관계에 있지 않다고 봤습니다. 즉, 전세보증금 반환을 먼저 해주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판례 내용이 어려워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려운 용어 설명부터 해드리고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동시이행 항변권이란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일을 한사람만 이행했을 때, 다른 한사람은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말합니다.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났을 때, 임대인은 전세금을 돌려주어야 하고 임차인은 건물을 비워주어야 합니다. 이 둘은 동시에 이행되어야 합니다. 만약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임차인은 건물을 비워주지 않아도 된다는 항변을 할 수 있는것이죠. 반대로 임차인이 건물을 비워주지 않는다면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설명드리는 판례에서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말소하지 않으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다' 고 주장하며 동시이행 항변권을 사용하는데요, 대법원은 '임차권등기말소' 와 '전세금반환'은 동시이행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임대인의 전세금반환이 먼저이고, 임차권등기말소는 뒤에 해야 된다고 본 것입니다. 즉, '임차인의 임차권등기말소와 상관없이 전세금을 돌려줘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사건의 원고는 서울보증보험입니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못받는 경우를 대비하여 보험을 들었는데, 실제로 못받게 되자 서울보증보험사로부터 전세금을 받은 것입니다. 서울보증보험사의 입장에서는 임대인을 대신해 돈을 주게 된 것이므로 임대인을 상대로 소송을 한 것입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1994.11.16. 에 보증금 2800만원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임대차가 종료되었는데도 임대인은 전세금 반환 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를 했습니다(1999.10.13). 임차권등기를 할 즈음 임차인은 건물을 임대인에게 넘겨주고 보험사로부터 보증금 상당의 금액을 받아 이사갔습니다.

이 후 건물은 경매가 진행되었는데, 경매에서 임대인이 낙찰받았습니다. 경매 넘어간 자신의 건물을 자신이 낙찰받은 것이죠. 낙찰받은 임대인은 "임차권등기가 말소될 때 까지는 보증금 반환 할 수없다"고 주장하며 서울보증보험에게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보증금반환 의무'와 '임차권등기 말소 의무'가 동시이행관계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원심은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는 임차권등기 말소의무에 앞서서 이행되어야 할 의무 "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불복한 임대인은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임대인의 주장을 배척한 것입니다.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규정에 의한 임차권등기는 이미 임대차계야기이 종료하였음에도 임대인이 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상태에서 경료하게 되므로, 이미 사실상 이행지체에 빠진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의무와 그에 대응하는 임차인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새로이 경료하는 임차권등기에 대한 임차인의 말소의무를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고, 특히 위 임차권등기는 임차인으로 하여금 기왕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담보적 기능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의무가 임차인의 임차권등기 말소의무보다 먼저 이행되어야 할 의무이다.

쉽게 설명드려, 법원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와 임차인의 임차권등기 말소의무를 동시이행관계에 있지 않다"며,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가 먼저 이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임대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오늘 설명드린 판례와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상황마다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에서는 지금까지 4천건 이상의 전세금 반환 상담을 진행해 왔습니다. 상황에 맞는 법률해석이 필요하다면 전화주셔서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